국립부경대학교 | 융합소재공학부 신소재시스템공학전공
커뮤니티
전공 소식

커뮤니티

전공 소식

작성자,작성일,첨부파일,조회수로 작성된 표
한국세라믹기술원 학연과정과 독일유학 - 김혜민 동문 수기
작성일 2022-05-12 조회수 529
첨부파일

안녕하세요. 이번에 진주 소재의 한국세라믹기술원 학연과정을 마치며 독일의 헬름홀츠 연구소로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된 신소재시스템공학과 15학번 김혜민입니다. 감개무량하게도 지도교수님이신 임영수 교수님께서 제가 석사과정을 선택한 계기로부터 시작하여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수기로 남겨 달라는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후배들에게 진학과 연구에 대한 동기를 심어 줄 만한 선례가 될 수 있어 기쁘고, 이 수기를 읽는 분들이 대학원 진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정보의 부재를 조금이라도 이겨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 경험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졸업 후 취업, 학위, 워홀, 여행. 내가 하고싶은 건 무엇인가?

 

현재 (‘22년 5월) 박사과정에 진학을 앞둔 저는 사실은 대학 시절 진로에 대한 방황을 누구보다 크게 겪던 학생이었습니다. 취업 준비를 위한 시험과 어학 공부는 물론, 지금처럼 개인 컨텐츠 문화가 더 없을 정도로 활성화되기 전 유튜버를 직업으로 삼고 싶기도 했으며 캐나다 워홀을 통해 대학에 재진학하여 현지 취업의 가능성을 엿보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내가 남보다 뛰어나거나 나만이 가진 특색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서류 전형과 시험에 통과 후 직접 면접관과 실무자들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내가 가진 매력이 그들의 구미를 당길 거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취업 자리와 그에 비해 셀 수 없는 사람들이 그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같은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저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 더 경쟁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번째로,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여행 경험으로 인해 외국의 생활환경과 문화를 더 가까이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고, 타고난 성향으로 인구가 극심하게 밀집된 우리나라의 생활이 숨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캐나다 워홀을 통한 대학 진학의 기회도 살펴보았지만, 그 이후의 삶이 제가 원하는 생활수준으로 이루어 질지 미지수였기에 깊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듯 저에겐 부족한 것도, 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도 많았기에 이들 모두를 충족하는 (충족할 가능성이 있는) 진로를 탐색했고, 결국 석사 과정에 진학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앞으로 몸담을 학계를 선택하고 미리 공부하는 과정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근미래에 사회가 필요로 할 연구분야를 알아보고 해당 분야의 연구 방식이 본인의 생활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염두해야 합니다.


 

2. 연구소 학연과정

 

자대 혹은 타대에서 풀타임으로 학위를 진행하는 것과 연구소에서 학연과정으로 연구를 하였을 때의 장단점들이 분명히 나뉩니다. 요즘은 김박사넷과 같은 커뮤니티들을 통해서도 이와 같은 정보를 쉽고 더 정확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장황하게 늘어놓고 싶은 욕구는 조금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제가 몸담았던 학연과정의 장점은 풍부한 공정과 측정장비가 구비된 연구소에서의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과 과제를 수행함에 따라 비교적 높은 연구수당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학교에서 풀타임으로 연구를 할 경우에는 지도력이 높으신 교수님 밑에서 배울 수 있고 과제 수행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아 자신의 연구의 질을 높이고 시간을 들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로 일반화하기는 어렵고, 각 연구실의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경제적인 자립과 전문 장비들을 두루 갖춘 곳에서의 경험을 원했기에, 원하는 분야를 탐색한 후 세라믹기술원에 연고가 있으신 임영수 교수님의 소개로 학연과정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제 연구분야는 크게는 이차전지 음/양극소재와 고체전해질에 두루 걸치고 있었고, 해외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은 차세대 전지인 리튬-공기전지의 양극촉매물질의 개발과 그로인한 전지성능향상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석사학위논문으로는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활물질로 나노 구조체를 가진 실리콘 재료를 제조하고 성능향상을 분석하는 연구에 대한 내용을 썼습니다. 논문연구 외에도 크게 각광받는 연구동향에 따라 기획된 여러 과제에 참여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2년동안 해온 것이 사실은 정말 벅찼으나 제 분야에서는 당연한 것이었고 제가 몸담은 팀의 출퇴근 시간은 아침 9시에서 밤 9시 반으로 정해져 있었습니다. Trial and Error 기반의 실험을 하는 연구분야의 경우에는 체력과 시간을 많이 요하기에 처음 적응기간이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러나 저는 유학이라는 목표에서 오는 강한 동기와, 앞으로도 스스로를 건사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힘든 것을 극복함은 물론 더 나아가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3. 독일 유학

 

독일은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등 학비가 없거나 매우 저렴한 나라 중 하나로, 연구수당까지 받으며 경제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어 제가 정말 가고싶은 나라였습니다. 학교에 박사과정 학생으로 속해있을 수도 있고, 우리나라의 학연과정과 같이 연구소에 속해 박사과정생 연구원으로 고용되어 인근의 학교에서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습니다. 또한 순수과학을 다루는 독일에서 가장 큰 연구기관 중 하나인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는 박사과정생을 위한 리서치스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박사과정을 모두 영어로 진행할 수 있고, 영어성적이나 추천서까지도 요구하지 않는 곳이 많아 진정으로 본인의 연구실적이나 프로젝트 경험 및 동기에 대해 잘 설명하고 어필할 수 있는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박사과정 지원을 위해서는 해외 연구실에 친분이 있는 교수님이나 연구소 박사님의 도움을 받아 컨택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지원서류를 가지고 메일로 컨택을 하거나, 마지막으로 제가 했던 방법인 Job posting 웹사이트에 올라오는 모집공고에 정식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해서 도전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끝으로, 제가 이 수기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이 바로 동기의 중요성입니다. 앞으로의 긴 삶을 계획하는 단계에 있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본인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삶이 어떤 것인지 알고 그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외국에서의 생활과 유학에 대한 목표가 있었기에 석사과정 중에 좋은 학회지에 논문을 발표하기까지의 추진력을 가질 수 있었고, 어렵기만 할 것 같던 연구와 제가 속했던 연구실의 가장 힘들었던 점인 나인 투 나인 출퇴근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계획대로 제가 좋아하는 나라인 독일의 4대 연구소 중 하나인 헬름홀츠 연구소 (Helmholtz institute)의 지사로 유학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이 정해지며 각자의 인생이 대부분 정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학 졸업 후에도 여전히 공부의 기회는 무궁무진하고 우리는 그것을 활용해서 하고싶은 것에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본인이 당장 취업할 상황(흥미여부, 성향, 성적 등)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관심 가는 분야의 학위과정을 거치며 결정을 조금 유보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거나 연구에 대한 적성을 찾고 연구자의 길을 걷는 것도 좋습니다. 

다음 SCIE 논문발표 - 천은준 교수
이전 신소재시스템공학전공 교수님 체육활동 및 단합행사